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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6 블라인드
뭐라 해야 할까? 시각장애인을 묘사한 영화다보니, 그에 대하 연출 측면의 완성도는 미친듯이 높다. 물론 영화란 놈 자체가 매우 높은 수준의 시각적 집중도를 보이긴 한다. 그런 매체적 특징으로, 시각이 없는 사람의 입장을 서술한다는 것은, 상상력 이상의 무엇을 필요로 할 것이다. 문맹자가 주인공인 소설 이상의 상상력이 필요한 곳이 바로 이런 류의 영화이다.
이것을 연출자(혹은 감독)은, 음향에 대한 미칠듯한 집착으로 이루어낸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는, 음향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5.1채널 혹은 그 이상의 기법이 등장하고 또 활용되지만, 시각 속에 짓눌려서 그저 장판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음향효과가 묘사의 주역으로 활용된다. 
1인칭 시점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녹음법은, 음향을 통해서 관객이 함께 음원의 방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지하철, 발자국 소리, 옷과 관절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목소리 하나하나까지. 그리고 그런 소리들의 절정은, 마지막 비가 오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빗소리는 모든 방향에서 다르게 들린다. 이것은 일종의 화이트노이즈와도 같다. 다른 영화들에서 빗소리가 녹음되는 경우, 그냥 ‘빗소리’로만 들린다. 단지 소리로 그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소리 이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여러 개의 스피커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행한 녹음을 통하여, 그 공간에서 날 법한 빗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요약 : 음향덕후에게 이 영화 강추
Posted by 미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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