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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31 도서관, 책, 길, 겨울
  2. 2011.07.06 트위터 삭제
  3. 2011.07.06 건강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던 중에 희끄무레한 무엇이 보였다. 눈인 줄 알고 "아, 이제 겨울인가?" 하다가 깜짝 놀라서 다시 보니 다행히도 길에 있는 흰 차들이었다. 갑자기 느꼈다, 이제 곧 진짜 겨울이다. 

항상 이맘때쯤 느끼는 것이 있다,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두려움. 도서관에 앉아 무언가 하고 있지만, 옆에 있는 빈자리들을 보며 외로움과 우월감을 느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락함은 없다. 난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창밖을 바라본다.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 이제 곧 진짜 겨울도 다가오겠지. 창 밖에 첫눈이, 둘째 눈이, 그리고 이제 함박눈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난 그 길들을 걸어가며, 다시 하늘을 보겠지. 

책 속에는 하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하늘을, 파란, 바람이 부는, 그 아름다움을 상상해. 그 곳에 네가 있을까? 너도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책 속에는 없지만 그래도 나의 손에는, 손끝에서 피어나는 짤막한 잉크 속에는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 겨울날, 너와 내가 함께 걸었던 길, 이제는 추억으로도 남길 자격이 되지 못하는 그 안타까움. 이제는 함께 있겠지. 그래,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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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노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고 가장 나빠진 것은, 우울해도 어디 징징댈 곳이 없어진 것이다. 여기서 떠들으라고? 듣는 사람도 별로 없구만 무슨... 
그냥 억지로라도 살아 보자꾸나. 어차피 생활이 천국이었던 적은 어떤 시기에도 없었으니까. 언제나 작은 불행들이 크게 확대되어, 삶 전체를 고통으로 만들지 않더냐. 
즐길 수도, 기뻐할 수도 없으니, 그저 살아갈 뿐이다. 허세 좀 그만 부리라고, 있는 척 하지 말라고, 어그로끌지 말라고, 그대들은 말하고 싶겠지. 난 그렇게 온건한 사람이 아니거든. 
마음 속이 악으로 똘똘 뭉쳐서, 마음 속에 품은 칼이 세상을 향해 있음을 굳게 믿고 있어서, 그렇게 다들 죽어가는 거니까. 그저 믿고 싶은 것은, 이러한 시련들이 나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 작은 오만함.

어두운 시대이기에, 작은 빛이나마 노래하고 싶었다. 어두운 시대의 노래. 희망의 노래가 되길 원했다. 스스로의 어둠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희망에 가득 찬 것으로만 보는 그 아둔함을 알지 못하고, 나까지 함께 우둔해지며, 그렇게 저물었다. 

다시 한 번 살아 보자꾸나, 그래, 그저, 살아나가 보자꾸나. 어차피 다 같은 시간을 살아야 하는, 그런 시대이니까.
Posted by 미노하
기침, 
그렇게 또 한 번의 신음을 
끄집어낸다. 

이리 괴성을 질러봐도 어차피 
마음속 그대를 향한 마음은 
도저히 나오기를 꺼린다. 

그저 보고 싶었다. 
그저 끄집어내어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 번의 기침. 

나오라는 마음은 나오지 않고 
걱정하는 마음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렇게 한 번 더. 

그 걱정하는 마음은 환한 미소로 
이 마음을 찔러온다. 
그래, 잘 살아 있구나. 

쥐어 짜며 그 마음을 닦아낸다. 
이 마음도, 그렇게 닦이길 바라는, 
그런 작은 소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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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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