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용돈이나 벌어 볼까 해서 좀 조사를 해봤다. 그런데 역시나, 하늘의 별따기인 아르바이트 구하기다. 경제가 어렵다 어쩌다 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까지도 많이 줄어 버렸다. 그러다 눈에 띈 단어가 있다. ‘잡셰어링’
 최근 뉴스 같은 데서 많이 들리기도 해서 관심이 가고 하니 한번 조사해 보았다.

 잡셰어링 job­sharing  명사  <신어, 2004년> 
[명사]<경제> 노동 시간과 임금을 줄이는 대신에 일자리를 더 늘리는 일.
근무 시간 단축, 잡셰어링, 실업 수당 제공 등 사회 민주주의가 전통적으로 주장해 온 고용 대책 역시 미래 사회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 1998. 11. 26.≫
 - 네이버 국어사전

 생각해 보니 아마 1인당 노동 시간을 줄여 임금도 같이 깎고 그걸 ‘공유’ 하자는 의미 같다. 취지는 좋다. 현재 같은 경제 불황의 시기에 제시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뒤에 두 줄. 국어사전에 부정적인 의견이 실려 있을 정도면, 대체 어떤 정책인가 싶었다. 혹시나 정보가 있을까 해서 좀 더 조사를 해 보았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31일 임원 상여금 반납분과 대졸 신입사원 초임 삭감으로 재원을 마련해 인턴사원 1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원은 상여금의 15%를 자진 반납하고 신입사원은 초임의 10%를 깎기로 했다.
 인턴사원 근무기간은 5월부터 3개월이며 본사와 공장, 지역본부에서 실무경험을 익히게 된다. 인턴사원에겐 실습비와 중식비를 제공하고 국민연금 등 4대 보험 가입 혜택도 주어진다.
- 매일경제

 역시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과연, 고용이란 것이 그렇게 유기적으로 빨리 움직여 주는가? 업무나 임금의 조절 여부는 분명히 개인의 이익에 관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관료 조직의 고질적인 구조적 한계와 마주치게 된다. 일단 기업이란 것 자체는 분명히 관료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잡셰어링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여력을 지닌 회사라면 충분히 거대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유동적인 인턴 운용은 이미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정부의 독려로 인턴을 뽑기는 했지만 막상 맡길 일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달 초부터 모 은행에서 인턴을 시작한 이모씨는 “한 달째 서류를 발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회사 측 배려(?)로 구석진 곳에서 영어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업무의 핵심이 돈과 개인정보인데 이런 일을 어떻게 인턴에게 맡길 수 있느냐”며 “인턴을 놀린다고 또 욕을 먹기 때문에 담당부서에서는 프로그램 만드느라 곤욕을 치른다”고 전했다.
- 세계일보

 결국 위와 같은 경우가 생기게 된다.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는 공기업 33곳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입과 경력을 포함한 정규직 채용 규모는 579명으로 전년(1312명)보다 55.9%(733명)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발표했다. 채용 예정 인원은 신입이 529명,경력이 50명이다.
 특히 조사 대상 공기업 33곳 중 7곳만이 정규직을 채용하겠다고 밝혀 구직자들은 대부분 취업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개사는 정규직 채용계획이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나머지는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경제

 올해 은행권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 대표인 은행연합회가 일자리 나누기 재원 마련을 위해 대졸 초임을 20%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16일 전국 금융산업노조와 중앙 노사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신입 행원의 초임을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 분담에는 공감하면서도 임금 삭감까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한국경제

 결국 이렇게 착취의 체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결국 경제적 사회적 기득권자들이 약자를 착취하기 위한 수단밖에는 되지 못한다. 정말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정책의 결과에 대한 공평한 기준이 필요하다. 현재의 잡셰어링은 친기업적인 정책의 한계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osted by 미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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