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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3 한강 르네상스, 조금만 느리게 가자
 회색빛 콘크리트 호안으로 뒤덮여 있던 한강이 봄을 맞아 생태·친수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시민들은 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녹지공간에서 풀냄새를 맡으며 산책하는 여유와 한강물을 직접 손에 담그는 기회까지 맛보고 있다. 여름철이면 범람한다는 이유로 애물단지로 취급됐던 한강의 변신은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계기가 됐다. 특히 암사생태공원과 강서습지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은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함께 가장 먼저 옛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향신문]
 

 한강의 생태환경 변화는 서울의 도시화 과정과 밀접히 관련되어 왔다. 해방이후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이 갖추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도시의 급속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하천 수질의 악화를 초래했고, 주택과 교통시설 등에 소요되는 용지의 부족현상을 한강변 토지의 잠식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태져 한강의 생태환경 악화를 부채질하기에 이르렀다.
[한강 르네상스 /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
 

 최근 한강 둔치에서는 많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것은 누구라도 한강 둔치에 나가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강의 많은 부분이 이미 공사가 완료되기도 하여 최근의 한강은 이전의 모습을 많이 벗은 상태이다. 그리고 현재의 한강은, 상당히 보기 좋은 편이다. 답답하기만 하던 콘크리트와 인공 제방(人工堤防)들을 많이 녹지화(綠地化) 시켰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강을 걷다 보면 도심에서 벗어나 시골의 강변을 걷는 기분을 가질 수 있다. 역시 사람은 자연에서 살아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가장 큰 문제라면, 공사가 너무 큰 것에 비해 시장으로서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토목사업(土木事業)은 매우 긴 시간을 목표로 잡고 행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규모라도 작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은 그렇지 않다. 많은 공사를 벌려놓고는 있지만 진행상황은 그리 빠르지 않다.
 이렇게 가다가는 청계천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물론 청계천 복원사업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면 충분히 성공한 사업이다. 청계천은 충분히 훌륭한 ‘공원’ 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랜드 마크로서 그 지역의 상징이 되고 있다. 게다가 도심의 기온을 낮추거나 집중호우(集中豪雨) 시 배수(排水)의 역할을 감당하는 등 많은 기능이 있다. 하지만 환경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한 사업이다. 단순히 물을 가두어놓은 ‘소(小)운하’에 불과한 것이 청계천이다. 바닥에는 쥐가 들끓고,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환경이 현재의 청계천인 것이다.
 청계천이 이러한 문제들을 가지게 된 것은 ‘급한 정책’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청계천은 이명박 시장 시절에 자신의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고자 청계천을 매우 급히, 소위 ‘막가파식’ 정책으로 복원되었다. 그 결과로 주변 환경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선행되지 못하였다. 또한 복원 이후의 부작용(생태계 교란 등)도 제대로 대비되지 않았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현재의 청계천이다.
 이러한 것들이 현재의 한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라면, 한강은 절대로 오염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강은 서울 천만인의 식수를 담당하고 있는 강이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소규모 개발은 적극 찬성이다. 또한 이런 속도의 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더 큰 규모의 개발은 난개발이다.  
Posted by 미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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